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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처음 만날 때, 

사실 너 보다 엄마가 더 걱정되었어

10시간 가까운 산통에도

출산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엄마를 보고

빨리 나와서 엄마를 힘들지 않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더 컸단다

 

자연분만이 어렵다고하여

수술실에 들어가는 엄마를 봤을 때, 

아빠는 너무 걱정되고 

무서웠어

 

너가 나왔다는 의사선생님의 얘기를 듣고

널 받으러 들어갔어

쭈글쭈글, 

조그만한 아이

널 처음 안았을 때, 

안다가 떨어뜨릴까봐

조심하고 또 조심하던 아빠

 

수술실에 누워있는 엄마가 

더 걱정이 되어 

널 어떻게 안았는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어

 

의사선생님이 그러더라

탯줄을 목에 감고 있어서 

계속 자연분만을 시도했다면

상당히 위험했다고

넌 태어날 때부터

세상의 장벽을 만났었어

 

수술을 마치고

진정된 마음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연락하고

신생아실에 있는 

널 만날 수 있었어

 

곤히 자는 널 보고

내 아들이 맞는지

이목구비를 한참이나 쳐다봤어

뭔가 아빠를 닮은 듯하기도 하고

엄마를 닮은 듯하고

 

외할머니, 할아버지는 

엄마를 닮았다하고

 

친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빠를 닮았다하고

 

결국 아빠 판박이가 되었지만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누굴 닮았을까? 

가족들간 한참 논란이었어

 

넌 한동안은 집에오지 않고

외할머니 집에서 지냈어

엄마가 결혼하기 전에 사용하던 방에서 

잠도 자고 

우유도 먹고

트림도 하고

엄마, 아빠도 처음이라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처음에는 너가 눈을 늦게 떠 걱정

엄마 모유가 나오지 않아 걱정

저녁에 잠을 못자 걱정

너가 적게 먹는 것 같아 걱정

머리가 늦게 자라서 걱정

 

처음이었기에

그리고 상대적으로 

성장이 약간 느렸던 너였기에

하루하루 걱정이었어

 

하지만 

행복이 더 컸었어

너가 자라는 모습

엄마가 안아주면 포근히 자는 모습

우유먹는 모습까지

우리 삶에 축복 그 자체였어

공부하라고

모빌도 달아주고

심심할까봐

옆에 공룡도 두고

 

힘들지만 행복한

넌 축복 그 자체였어

 

그렇게 정신없이 11월, 12월이 지나가고

늦생이었던 너는

태어난지 2달 만에

2살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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